도심에서 자연을 느끼다

우리가 찾아간 곳은 조금은 낮선 곳이었다.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관봉 선생과 필자, 사진작가에게 그곳은 별천지였다. 입구부터 은은하게 풍겨 오는 커피와 차향이며, 예 양반 가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실내 분위기에 두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.
그렇게 우리의 다섯 번째 차 자리는 청주 산남동에 자리 잡고 있는 찻집, 백비헌(白沸軒)에서 이루어졌다. 원행 스님과 깊은 인연이 있는 차인(茶人) 중 한 분이 운영하는 곳으로 차인들 사이에서는 사랑방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고 한다. 그곳에 한 걸음 발을 들여놓자 아무도 모르는 비밀 정원을 발견한 것처럼 꼭꼭 숨어 있던 명소를 발굴한 듯 성취감, 흐믓함, 뿌듯함 같은 것들이 몰려왔다. 그곳은 낯설지만 반가웠다.